『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시인 박준, 그의 첫 산문집. 박준 시인이 그간 제 시를 함께 읽어주고 함께 느껴주고 함께 되새겨준 여러분들에게 보내는 한 권의 답서이자 연서이다. ´시인 박준´이라는 ´사람´을 정통으로 관통하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 총 4부로 나뉘어 있지만, 그런 나눔에 상관없이 아무 페이지나 살살 넘겨봐도 또 아무 대목이나 슬슬 읽어봐도 그 이야기의 편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글이다. 드러낼 작정 없이 절로 드러난 이야기의 어린 손들을 우리들은 읽어가는 내내 잡기 바쁜데 불쑥 잡은 그 어린 손들이 우리들 손바닥을 펴서 손가락으로 적어주는 말들을 읽자면 그 이름에 가난이 있었고, 이별이 있었고, 죽음이 있었다. 더불어 이 책은 시와 산문의 유연한 결합체임을 증명해 보인다. 어느 날 보면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히고 또 어느 날 보면 한 권의 산문으로 읽힌다. 특히나 이번 산문집에서는 박준 시인만의 세심하면서도 집요한 관찰력이 소환해낸 추억의 장면들이 우리를 자주 눈물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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