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을 말한 책은 많았지만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는 남다르다. 이 책에는 동구권 사회주의도, 미국식 자본주의도 아닌, 영국식 합리주의가 다분히 묻어나는 시각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저자는 한국이 이룬 놀라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정착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이러한 기적을 이루느라 한국이 희생해야만 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할 때라고 말한다. 그것은 당신이 잃었던 행복을 되찾아오기 위해서다. 한편으로는,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도 지난 시대의 유물을 버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이 축구로 하나되어 열광의 도가니를 만들어내던 그때 한국을 방문한 운 좋은 열아홉 살짜리 영국 청년이 있었다. 한국의 8강 진출, 4강 진출도 명백한 기적이었지만, 숨죽여 함께 경기를 지켜보다 마침내 골을 넣을 때마다 서로 얼싸안고 기뻐 날뛰던 한국의 열기가 그에겐 너무도 놀라운 광경이었다. 그 순간 그는 한국에 반했고, 졸업 후 2004년 한국에 돌아와 증권회사에서, 2010년부터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일했다. 한국에 머물며 일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그는 한국의 맨얼굴을 보았다. 그는 한국을 알리고 싶었다. 한국에서 느낀 경이와 경탄, 때로는 경악의 순간까지, ‘오늘의 한국’을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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